리뷰/일상 리뷰

고양이 범백과 이별

energizer100 2022. 11. 10. 16:37

5 범백

발정기가 끝나고 처음에는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11월 2일 수요일부터 평소와는 달리 많이 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요일

발정기동안 너무 피곤했나보다 생각을 하였습니다 

목요일에 화장실을 갔지만 변비걸린 것처럼 변 보길 힘들어하며 변에 얇은 고무줄 머리끈이 나와

금요일에 집근처 동물병원을 찾아갔습니다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았고 속에 든게 없어 변을 안보는 것이라고하고 고무줄은 나왔으니 괜찮을것 같다하며 

지켜보고 계속 변비면 그때 약 처방을 하자 하였습니다 

 

병원 다녀온 금요일에도 밥을 조금 먹기도하고, 사냥놀이도하고 보냈습니다

 

 

토요일

그런데 토요일부터 갑자기 토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인터넷에 고양이 토를 검색해보니 다행히 토 색이 노란색과 흰색이면 공복기가 길어

그런거라 하였기에 안심하였습니다 

 

그래서 밥도 주고 물도 주고 좋아하던 츄르도 줬습니다 

하지만 밥과 츄르를 먹길 거부하고 물만 마셨습니다 

 

그리고 계속 토를 하였습니다 

고무줄 때문인가 싶기도 하였고 

작고 얇은 경우라 토해서 나오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요일

일요일이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계속 힘겹게 토를 하였고 

밥과 물 먹기를 거부하였습니다

밥과 물 앞까진 가지만 먹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로부터 잘하는 병원과 선생님을 추천받아

월요일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월요일

월요일이 되자마자

개인병원이지만 잘하는 곳에 문 열기도 전에 가서 기다렸습니다

탈수증상이 심하고 혹시 모르니 수액? 같은걸 맞고 오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큰 병원에 가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집에 돌아왔는데 계속 힘이 없어 보여 

안고 따뜻한 침대에서 재워보려고 하였지만 너무 힘이 없어 보였고 

안되겠다 싶어 바로 큰 병원에 갔습니다

 

예약 없이 갔고, 유명한 선생님이라 그런지 대기 시간이 길었지만 기다렸습니다

 

고양이 진료를 보자마자 

고무줄 문제는 아닌것 같다하시며

범백 같다하시며 검사 진행에 들어갔는데 양성 판정이 났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범백이 뭔지도 잘몰랐고 그런것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바로 격리 입원 치료를 얘기하셨고

탈수증상과 백혈구 수치가 이렇게 낮은 경우를 처음 본다 하였습니다 

그래도 초반 치료가 되어야지 해볼 수 있다하였으며

비용을 물어보니 입원하고 치료하였을 경우 100만원 전후가 되었습니다 

 

먼저 살려야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바로 그렇게 해달라하였습니다

 

24시간 치료를 해주는 고양이 전문 병원이고

선생님도 추천을 받은분이라 믿고 맡겼습니다 

입원 동의서를 받을 때 고양이가 심각해서 죽기전 심폐소생 할건지 체크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카운터에 문의해보니 심폐소생까지 갈 경우면 10마리중 1마리 정도만 된다하여 

이건 체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수액 맞고 탈수는 어느정도 잡혔으나 침흘린과 이제 범백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것 같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수요일까지 고비가 될것 같다하였습니다

 

 

화요일

화요일이 되어 아침에 바로 병원에 전화하여 

고양이가 살아있는지 확인하였고 다행히 살아있었으며 안도를 하였습니다

 

오후에 병문안을 가서 고양이 설명도 듣고 얼굴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범백 증상이 나타나고 있고

막 왔을 때는 변비증상-->월요일 일반 대변-->이제 물똥을 본격적으로 싼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백혈구 수치가 어제보다 낮아졌다고 하였습니다 

 

범백은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약이 없기에

대증치료를 해서 이에 맞게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을 처방해주시며 관리하기로 하였습니다

 

고양이가 힘이 없어보였으나 

제가 이름도 부르고 계속 말을 하니 쳐다보며 알아보는 눈빛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를 걸고 하니 힘없이 식빵 자세를 하던 고양이가 

힘겹게 일어서서 한발 한발 움직여 저한테 걸어오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잘 버텨주고 있어 대견하단 생각이 들었고

내일 또 보자 이야기 하고 나왔습니다

 

그날밤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물설사를 하고 심한 토도 하였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수요일이 고비가 될것 같다 하였습니다 

 

화요일 밤에는 울다 새벽에 겨우 잠들어 언제 잤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수요일

그리고 수요일 아침 9시25분에 병원에 전화하여 살아있는지, 어떤 상태인지 연락했습니다

확인 후 연락을 준다했는데 한참동안 전화가 없었습니다

10시45분에 연락이 다시 와서 더 좋아진건 없고 어제와 비슷한 상태로 있다하였지만 눈빛은 살아있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악화되지 않았냐고도 물어보니 그렇진 않다 하였습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버티고 있을 아이를 응워하기 위해

12시40분 가량 택시를 타고 병원에 넘어갔습니다

이때 처음 고양이를 구조해준 분도 함께 갔습니다 

 

카운터에 말을 하고 대기 하였지만 

10분을 기다려도, 20분을 기다려도 면회를 안시켜줬습니다

함께 간 분은 직장 시간이 있어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여 

카운터에 면회하고 얼굴 보여주는데 더 기다려야하는지 문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선생님이 오고 계시니까 그때 보러갈 수 있다고 답만 하였습니다 

기다려도 시간이 지연되어 얼굴만 보는건데 기다려야하냐고 시간이 많이 없다고 상황 설명도 다시 했습니다 

 

이때 카운터에서 제 번호를 물었으며 의사 선생님이 전화가 오실거라 하였습니다

 

항상 선생님께서 연락와서 고양이 상태를 설명해주셔서 

그런 설명을 해주는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양이가 죽었다는 말을 전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는 저희는 너무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고양이를 힘내게 해주기 위해서 와서 계속 대기하였고

10시45분에 연락왔을 때까지만 해도 어제와 비슷하지만 살아있는 눈빛으로 있다 하였는데..

저희가 도착한 시간은 그로부터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양이의 죽음을 그런식으로 알게되니 너무 슬펐고

대기하는 동안 홀로 죽어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이후 도착하여 상황 설명을 해주시며 죄송하다 하였습니다 

격리 병동이라 들어가서 체크하는 시간이 정해져있어

cctv로 그외 시간은 보는데 죽기 전에 알려줘서 죽기 전 봤어야하는데 놓쳐진것 같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통화의 경우도 원래 선생님이 체크하고 소견을 얘기 해줘야하는데 

그 간호사?분이 그렇게 전달을 한것 같다 하며 너무 죄송하단 소리만 계속 하셨습니다

 

지금 정리 중이라해서 죽은 아이를 조금 더 기다려서 보러갈 수 있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입원실에 올라가보니 작은 상자안에 아이가 죽어있었습니다

아직 죽은지 얼마 안되서 몸이 따뜻할거라 하였고 만져보니 따뜻한 체온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금방이라도 야옹하고 일어날 것 같은데 심장도 뛰지 않고 

상자안에서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니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병실에서 홀로 죽어갈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슬프고

혹여나 자기를 버린거라 생각하고 의지가 없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희 고양이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고양이들도 참 좋아하는 고양이 였습니다

그런 고양이가 홀로 격리된 병실에서 있었을 생각을 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믿기 힘든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것 밖엔 ..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남아있는 고양이 간식, 밥, 화장실, 장난감들..

그리고 침대에 묻어있는 미쳐 지우지 못했던 털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힘겹게 토한 자국들 보였습니다 

 

이것들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계속 울었고 

집안 구석구석을 봐도 고양이가 자주 앉았던 자리등이 눈에 밟혔습니다 

 

저희 고양이는 화장실에서 변기 위에 올라와 있는것도 좋아해서 

혹시나해서 화장실 문도 웬만하면 닫고 살았는데..

어딜가도 고양이만 보였습니다 

 

고양이와 함께한 사진들을 보고..

시간이 좀 지나자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6 의문과 후회들..

24시간 관리해주는 병원이라 하루 입원비도 비싼건데 왜..

고양이가 죽기 직전 알려주지 않았을까.. 

 

고양이 심폐소생에 동의하는지 문항이 있었고 동의하며 돈을 더 지불해야했는데

고양이가 가는 순간을 캐치하지도 못할 거면 왜 그런 문항이 있었을까..

 

그리고 검색을 해보니 고양이와 강아지는 죽을 때 눈을 감고 있다 하였습니다

눈을 감겨주고 싶다면 죽은지 30분~2시간 정도가 된 후 감겨주면 감기게 되고 그전에는 감기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저희가 고양이를 봤을 때 눈이 감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감겨주려고 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 말은 고양이가 죽은지 30분~2시간 정도 밖에 안된 것이였죠..

 

10시45분에 통화했을 때 고양이가 괜찮다했고

12시45분 즈음에 병원에 도착해서 면회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1시25분쯤 이미 죽어있는.. 고양이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고양이를 만졌을 때 따뜻하 체온이 느껴졌고.. 눈도 뜨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희가 대기하는 동안 고양이가 혼자 죽어가고 있었거나..

저희가 도착하고 면회 요청을 했을 때

면회 전 확인차 병원 관계자들이 cctv등을 통해 봤더니

이미 죽어있는 것을 그때 발견한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의사선생님이 계속 연신 사과하고 미안해하는 모습이 더 이해가 갔습니다

물론.. 의사 선생님이 진심으로 돌보았고 근무 날이 아닌데도 출근하여 살펴봐준 점

감사하게 생각하고 의사 선생님에 대한 불만족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병원 관계자들이 제대로 고양이를 관리하고 관찰한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너무 떠오르며 힘이 듭니다 

 

범백으로 인해 최선을 다했지만.. 

워낙 치사율이 높으니...슬픈 결과지만...그럴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고양이가 가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워집니다

오전에 상태가 더 나빠졌다거나..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거나

이런 이야기만 해줬다면.. 일정을 빼서라도 갔을 겁니다..

 

홀로 외롭게.. 호경나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죽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그리고 토를 심하게 할때..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지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후회가 남습니다 

 

발정기 이후 잠을 많이 잤을때부터

어찌보면 잠복기와 증상이 나타난걸 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더 많이 놀아줄걸

더 많이 사랑해줄걸

해주지 못한 많은 것들이 떠올라 괴로운 마음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고양이가 함께했던 시간 사랑을 많이 받았다 느끼며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제 떠난 고양이가 너무 그립고 

야옹하는 소리가 귀에 맴돕니다..

 

※혹여나 질책이나 비난의 말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글이 두서가 없고, 장황한 설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생각하고.. 제가 애도하기 위해 쓴 글이니

불편해하지 않으셨습니다..

 

#범백 #별이된고양이 #다음에또보길